연구소 소식
설립배경
러시아연구소의 역사는 1972년 1월 13일 ‘소련 및 동구문제연구소’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와 공산권 국가들의 교류가 전혀 없었던 당시, 러시아연구소는 소련 및 사회주의 국가와 북한의 정기간행물을 수집하고 자료를 조사, 분석, 검토하는 국내 유일한 연구소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였다. 이후 우리나라의 북방정책으로 소련을 비롯해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과의 국교가 수립되면서 본 연구소는 사회주의권 연구의 메카로 부상하였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어 독립국가연합(CIS)이 탄생하자, 연구소는 러시아를 비롯해 탈소비에트 공간에서 새롭게 형성된 15개 주권국가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심층적으로 고찰하는 전문연구소로 재탄생하였고, 1993년 러시아연구소로 연구소 명칭을 변경하였다.
본 연구소는 1980년대부터 세계 각국의 선진적인 지역연구 성과를 수용 및 발전시키려는 차원에서 해외학자 초청 특강을 비정기적으로 진행해왔다. 2010년 3월부터는 학자들은 물론 각계 전문가들로 연사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그 명칭을 해외명사 초청 강연회로 변경했다.
러시아연구소 HK+연구사업단(소장 표상용 노어과 교수)은 2023년 11월 8일(수) 오후 3시 경기도 동탄신도시 소재 서연고등학교 1층 시청각실에서 러시아어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문후속세대 인문강좌를 진행했다. HK+(II) <지역인문학센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이번 행사에서 단국대학교 러시아학과 조규연 교수는 “러시아 미술, 창의적 발상과 예술 혁신의 순간들” 주제로 강의했다.
강의를 통해 조규연 교수는 창의적 사고와 발상의 전환으로 인간의 세계 인식을 바꾼 순간들은 주로 예술을 통해 구체화됐다고 강조했다. ‘위대한’ 예술가란 기존의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창조하는 존재이며, 이들의 창작에 제시된 새로운 세계관을 시기순으로 나열하면 그것이 바로 예술사라고 설명했다.
조규연 교수는 유럽 회화와 연관성 속에서 20세기 초 러시아 미술의 전반적인 특징과 영향 관계를 조망해봤다. 또한 인상주의를 기점으로 유럽 미술은 ‘내용’ 중심의 ‘재현’의 역사에서 형식 중심의 ‘왜곡’의 역사로 전환됐으며, 이런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경향이 혁명기의 러시아 아방가르드라고 언급했다. 추상화를 통해 감정을 그린 칸딘스키, 형태와 색을 배제하고 회화의 극한을 제시한 말레비치, 꿈을 그림으로써 초현실주의 토대를 놓은 샤갈 등 러시아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하며 20세기 러시아 미술에 드러난 전복의 메커니즘과 창의와 혁신의 결정적 순간들을 찾아보고 이들 창작의 회화사적 의미를 짚어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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